[박순형 칼럼] ‘비효율’ 속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

AI, 컴퓨터와 스마트폰 벗어나 센서로 실제 세계 입체적 인지 물리적 행동 수행 피지컬 AI로 인간 존엄성, 하나님 형상이라 AI, 인류에 유익한 도구이지만 마음의 빈자리 교회가 채워야

2026-02-28     뉴스포유
▲피지컬 AI 관련 보도 화면. ⓒKBS

바야흐로 이 시대는 ‘피지컬 AGI(Physical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라는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라는 디지털 가상 공간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인공지능은 시각, 청각, 촉각 등 첨단 복합 센서를 통해 실제 세계를 입체적으로 인지하고, 로봇의 팔다리를 통해 물리적 행동을 현실 세계에서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차원으로 진화했습니다.

‘피지컬 AGI’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인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범용적 지능을 물리적 세계에 실제 몸을 입혀 구현한 형태를 의미합니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자사의 완전자율주행(FSD) AI를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 단순한 공장 노동을 넘어 가정 내 일상적 작업까지 거침없이 수행하는 범용 AI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사람마다 스마트폰을 지니고 다니듯 가정용 로봇을 한 대 이상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전망은 이제 한낱 흥미로운 공상 과학 영화의 대사를 넘어 서서히 우리의 엄연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의 인류는 마치 창세기 1장의 창조주 하나님 사역을 흉내 내듯, 이제 “우리의 형상”대로 기계 피조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성품을 반영하여 인간을 지으셨듯, 타락한 인간은 자신이 가진 이성과 창의력의 정수를 본떠 ‘피지컬 AGI’라는 모조품을 창조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끝없이 거듭하여, 지성과 창의성 면에서 인간을 수십, 수백, 아니 수천 배 능가하는 초지능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이 절체절명의 존재론적 위기 앞에서, 성경은 매우 단호하고도 명확한 진리를 선포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고유성은 결코 우리의 ‘지능지수(IQ)’나 ‘데이터 처리 능력’ 혹은 ‘물리적 작업 능력’의 우월함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물 가운데 특별하고 존귀한 이유는 오직 하나,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대리 통치자요, 언약의 파트너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피지컬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인간의 표정을 흉내내고 물리적 작업을 완벽히 해낸다 할지라도, 그 차가운 기계 안에는 치명적이고도 영원한 결핍이 존재합니다. 바로 거기에는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교제할 수 있는 ‘영혼’과 ‘자아의식’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AI는 전 세계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계산하고 조합하여 가장 그럴듯한 도덕적 명언을 쏟아내며 흉내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골고다 언덕 십자가 은혜 앞에 가슴을 치며 회개하거나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기계는 입력된 알고리즘과 보상 함수에 따라 겉보기에 친절하게 행동할 수는 있으나, 원수를 향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진정한 헌신적 사랑을 실천할 수는 없습니다. 구원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공로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 칭의의 감격, 그리고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내주하심은 오직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절대적인 특권입니다.

물론 첨단 AI 돌봄 로봇이 일상의 불편을 덜어 주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식사를 돕고, 위급한 순간 신속히 구조 요청이 이루어지도록 연결해 주는 피지컬 AI는 분명 인류에게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차가운 금속과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로봇이 노인의 휠체어를 밀어드리며 다정한 위로의 문장을 낭독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철저히 계산된 데이터의 출력일 뿐, 두 영혼이 맞닿아 흐르는 인격적 공감과 사랑의 눈물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 곧 기술이 편의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마음의 빈자리까지 채우지 못하는 지점에서, 그 빈자리를 감당하도록 부름받은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피지컬 AI’ 시대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피지컬’해져야 합니다. 곧 더 대면하고, 더 찾아가고, 더 함께 식탁에 앉아야 합니다.

손을 잡고,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는 그 ‘비효율’ 속에서 하나님 나라가 실제로 드러날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피지컬 AI 시대’는 교회를 위축시키는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존엄과 사랑의 실재를 더 밝히 드러내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박순형 목사

웨이크신학원 교수
‘AI 시대 과학과 성경’ 강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서기
극동방송 칼럼. 국민일보 오늘의 QT 연재
(주)아시아경제산업연구소 대표이사
이학박사(Ph.D.)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필리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