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단순한 종교적 사건을 넘어, 인류를 죄와 사망에서 해방시켜 진정한 자유를 선포하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건입니다.
자유는 값없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보혈 위에 우리가 서 있듯, 오늘날의 신앙의 자유와 민주주의 또한 선진들의 피와 눈물로 세워졌습니다. 고난 없는 영광이 없듯, 희생 없는 자유도 없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창조주께서 인간 영혼 깊은 곳에 심어놓으신 신성한 주권의 발현입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의미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 제도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창조됐다는 성경적 진리에 기초한 인격 존중의 질서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7~28) 하나님은 인간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거룩한 자기결정권을 주셨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사회 제도 속에서도 구현돼야 합니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시장경제는 타락하기 쉬운 권력을 견제하고 하나님이 주신 양심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는 인간의 주인이 국가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때 올바로 작동하며, 복음의 자유를 지키는 힘 또한 이 체제에서 비롯됩니다.
시대의 파수꾼
부활을 기다리는 이 시기 우리 사회는 마치 무덤을 막은 돌처럼 거짓 사상들이 진리를 가리려 합니다. 특히 하나님을 부정하고 인간을 물질로만 보는 유물론적 세계관과 공산주의 사조는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두운 흐름입니다.
이럴 때 교회는 시대의 파수꾼이 돼야 합니다. 파수꾼은 모두가 잠든 밤에도 깨어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권력의 압제나 세속적 유행에 굴복하지 말고 하나님의 시선을 따라 독립된 신앙으로 서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민주주의는 참된 자유가 아닙니다. 변치 않는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나라의 근간을 지켜야 합니다.
부활의 소망
부활절은 사망 권세를 이기신 승리의 선언입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억압을 해방으로 바꾸는 역전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주신 자유는 방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과 질서 안에서 피어나는 책임 있는 자유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이웃을 섬기기 위해 권리를 유보하는 낮아짐의 영성이 있을 때 자유민주주의도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유는 거저 유지되는 열매가 아닙니다. 깨어 있는 양심으로 지켜내야 할 신앙의 보루입니다. 나치의 폭정 앞에 침묵을 거부했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악을 보고도 말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며, 하나님은 말하지 않은 죄를 물으신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력들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흐리며 교회의 침묵을 기회 삼아 하나님의 질서를 부정하려 합니다. 이제는 방관의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참된 신앙은 골방의 기도에 머물지 않고 말씀을 삶의 걸음으로 증명하는 ‘살아있는 행함’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서 말씀과 행함으로 나아갈 때 진리를 대적하는 이념의 장막은 물러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열방 앞에 진리의 빛을 비추는 제사장 나라로 우뚝 서기를 소망하며, 부활의 소망을 품고 이 거룩한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박조준 목사(국제독립교회연합회 국제교회논평회 설립자)
